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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hroom Archive

'그 남자네 집' 줄거리 및 평가 본문

한국 소설

'그 남자네 집' 줄거리 및 평가

Mushroom Archive 2025. 8. 5. 10:12
"내가 모질게 굴고 싶은 건 그 남자에게가 아니라 나 자신에게였다."

그 남자네 집

 

 

 

 

저   자 : 박완서

장   르 : 수필 기반 소설

출판사 : 현대 문학

발행일 : 2004


1. 배경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먹었을까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에 이은 박완서 작가 장편소설의 마지막은 그 남자네 집이다. 기존에는 한국소설과 일본소설을 번갈아가며 읽고자 계획하였지만, 이렇게 이름만 다른 장편소설이 3편이나 이어질 줄은 처음에는 상상하지 못하였다. 한 권을 읽으면 바로 다음 권이 생각나 읽게 되고, 다음 권을 다 읽어 갈 때 즈음이면 그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게 반복되어 연달아 3번을 한국 소설로 리뷰를 하게 되었다. 운이 좋게도 최근에 프로모션으로 구독을 시작한 밀리의 서재에서는 사내에서 구독 중인 교보문고 온라인에는 없는 그 남자네 집을 보유하고 있어서 시기적절하게 공백 없이 장편소설을 전부 읽을 수 있었다.

 

비평 및 해석에서 다시 한번 언급을 하게 되겠지만, 이 소설은 평행세계와 같은 느낌을 준다. 전작에 이어서 스토리는 지명이나 인물의 설정 등을 제외하면 최대한 자연스럽게 이어지되, 주인공을 포함한 주요 인물들의 이름도 이 소설에서만 다르게 등장한다. 예를 들어, 수필 기반 소설이기 때문에 전작들에서 주인공의 이름은 작가의 이름인 완서였으나, 해당 작품에서는 건이로 등장한다. 마찬가지로, 바로 이 전 작품에서 최초로 등장하였으며 본 작에서 그 남자에 해당하는 인물은 지섭에서 현보로 바뀌었다. ‘왜 작가는 유독 마지막 작품에서 설정을 변경하여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준 것일까?’하는 질문의 대답은 아마도 줄거리 부분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2. 줄거리

배경에서 설명한 내용과 같이, 이 전작과 이어지되 이어지지 않아 줄거리 부분의 이해가 다소 어려울 수 있다.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에서 주인공은 그 남자와 자연스럽게 멀어지고 피엑스에서 시설관리를 하는 인물과 결혼하는 것으로 막이 내린다. 하지만, 그 남자네 집에서는 주인공이 멀어지고 나서 피엑스에서 같이 근무하였던 은행원 출신의 민호와 결혼한다.

 

이야기는 나이가 다 차버린 주인공이 후배의 이사소식에 집들이 차 돈암동에 방문하면서 과거를 회상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PX에서 근무하던 시절 주인공은 돈암동으로 이사하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동네로 먼 친척이자 나이 터울이 얼마 나지 않는 현보라는 남자와 친해진다. 둘은 일반적인 말로 데이트를 하며 이것저것 함께 즐겼지만, 좋아한다는 표현이라던가 스킨십, 더 나아가 연애와는 이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였을까, 어느 날 주인공은 같은 PX에서 근무하고 있던 나이가 꽤 많은 은행원 출신의 민호를 만나 금세 결혼을 하게 된다. 이를 현보에게 전하는 계기로 둘의 사이는 멀어지게 된다.

 

주인공은 시집살이를 하면서 신혼생활을 시작하였다. 음식을 만드는 것은 시어머니의 몫이었고, 돈을 벌어 오는 것은 남편의 몫이었으며, 주인공 자신은 매주 남편에게 받는 주급으로 시장에 가서 장을 보는 것이 전부였다. 자신에게 쓸 여윳돈도 막상 하고 싶은 취미도 없이 무료한 삶을 보내던 중에 우연히 만난 현보의 누나를 통하여 다시 한번 현보와 재회한다. 둘의 밀회는 그렇게 시작한다. 여전히 좋아한다는 표현이나 스킨십은 부재하였지만, 아마 각자는 서로가 상대방에게 이성의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다. 어느 날, 둘은 1 2일의 여행을 가자는 계획을 세우고 청량리에서 만남을 약속하였지만 현보는 그 자리에 나오지 않는다. 주인공이 이후에 병실에서 마주한 현보는 원인미상의 병으로 인하여 뇌에 문제가 생겨 실명을 해버린 상태였다.

 

그 일을 계기로 현보와 다시 멀어진 주인공은 어느새 네 아이의 엄마가 된다. 문득 방문한 친정집에서 우연히 현보의 소식을 듣게 되고 예전에 살던 집에서 다시 한번 재회하게 되지만, 주인공의 알 수 없는 감정으로 현보에게 분노를 표출하면서 둘 사이의 관계는 사실상 끝이 난다.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현보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다른 사람과 결혼한 현보와 이야기를 나누며 끝이 난다.


3. 비평 및 해석

 

처음에는 단순히 제목의 형식을 포함하여 주인공이나 등장인물의 이름도 달라 처음에는 다른 종류의 새로운 소설인가 하는 생각을 들게 하였다. 그래서 내가 책 개요를 잘못 읽어보았단 재차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고는 하였다. 하지만 이 작품은 장편소설의 마지막 작품임이 분명하였고, 아마도 작가가 설정에 변화를 주었던 이유는 소설의 내용이 사회통념에 다소 반하는 주제인 불륜과 밀접해서이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전작들에서 만약 수필의 비중이 80%이고 소설의 비중이 20%였다면, 이번 작품은 그 반대로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소설의 관점에서 주제는 독창적이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과거부터 한국 드라마에는 절대 빠질 수 없는 로맨스나 불륜, 치정 등을 많이 봐와서 그런지 주제 측면에서는 다소 평범하다고 느꼈다. 만약 주인공의 밀회가 누군가에게 발각이 되었다면, 어릴 때 주말 늦은 밤에 보았던 사랑과 전쟁의 한 에피소드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았다. 이런 주제에서 오히려 독창적이었다고 한다면 둘의 관계가 플라토닉이었던 점 정도를 꼽아볼 수 있을 것 같다.

 

이야기의 전개는 신혼생활의 주인공이 할머니가 될 때 까지를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진행되었다.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연도나 인물의 나이가 구체적으로 명시가 되지 않기 때문에 주변 요소들을 통하여 그 시기의 주인공의 나이를 유추해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신혼에서의 주인공이 나이가 들어간다는 점은 네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는 것, 첫 아이가 학교에 간다는 것, 어느새 취직하여 용돈을 준다는 것, 알고 지내던 주인공보다 조금 어린 춘희의 손주들이 결혼할 시기라는 것 등의 대목으로 주인공의 나이를 짐작할 수 있다.

 

주인공이 시집살이를 하면서 시어머니가 하는 요리를 묘사하는 부분들이 꽤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순간 식객을 읽는 느낌이 들기도 하였다. 조기를 말리면 굴비가 된다는 사실까지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소설 전반으로 볼 때 이와 같이 줄거리에서는 다루지 않은 내용들이 책에 꽤 여러 부분이 나오는데, 그 시기의 주인공의 감정을 이해하는데 꽤나 큰 도움을 주었다. 시집살이에 대한 묘사들이 없었다면, 다시 한번 현보를 찾게 되는 주인공의 감정선을 이해하는 것이 어려웠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장편소설의 마지막을 읽고 나니, 꽤나 시원섭섭한 기분이 든다. 주인공의 유년기부터 할머니가 되기까지 겪은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머릿속에서 정제되지 않은 채 구석구석의 기억세포를 자극한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완서이자 건이의 삶은 끝이 나고, 이제 또 다른 책에서 새로운 주인공을 만나게 된다는 생각이 마치 오랜 친구를 멀리 떠나보내는 기분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나중에 시간이 또 많이 흘러 나도 나이가 먹었을 때, 다시 한번 읽어보면 또 다른 삶을 체험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4. 총  평

평가 항목 점수
1. 주제의 독창성                    
2. 논리 전개 방식                    
3. 문체와 표현력                    
4. 정보들의 깊이                    
5. 정서적 울림                    
6. 장면 상상 유도력                    
7. 내용의 흡입력                    
8. 구조적 완결성                    
9. 재독 가능성                    
10.  문학적 가치                    
평균 점수 : 7.7점 / 10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