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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치마' 줄거리 및 평가 본문
"버스가 지네의 몸통 반쪽을 완성하며 기차역까지 오는 동안 나는 노트북을 껴안고 조신한 눈물을 흘렸다." |
처녀치마
저 자 : 권여선
장 르 : 현대 소설
출판사 : 자음과모음
발행일 : 2014년
1. 책을 접하게 된 계기
온라인 교보문고에서 다음으로 읽을 만한 책을 고르기 위해 스크롤을 내리다가 권여선 작가의 책 여러 권의 목록에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중 가장 첫 번째로 눈에 띈 책이 바로 처녀치마이다. 제목만으로는 무슨 장르의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인지 쉽게 가늠이 되지 않았다.
외설적인 내용이 담겨있을까 싶어 먼저 구글에 처녀치마를 검색해 보니, 처녀치마란 높은 산 비교적 고도가 낮은 계곡 주변과 능선부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서, 잎이 땅바닥에 사방으로 둥글게 퍼져 있는 모습이 옛날 처녀들이 즐겨 입던 치마와 비슷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근래 읽었던 다른 책들과 비교하여 10년은 더 된 이 책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를 기대하며 첫 장을 넘겨보았다.
2. 줄거리
처녀치마는 짧은 페이지에 함축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단편 소설이었다. 내용은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전개되었는데, 특이한 부분은 주변 인물들의 이름은 여러 차례 간접적으로나마 언급이 되는 반면에 주인공의 이름은 마지막까지 한 차례도 등장하지 않는다.
주인공인 여자는 이미 이혼을 두 차례 한 한 남자와 같이 살고 있다.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주인공은 그 남자에게 애정을 가지고 있는 반면에 그 남자는 그녀의 생일도 챙겨주지 않을 정도로 무관심하다. 주인공의 생일날, 그녀는 여름휴가 대신 봄휴가를 떠나기로 결정하고 오랜만에 자신의 고향으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담는다. 고향에 도착한 그녀는, 육 년 전 즈음에 돌아가신 어머니의 위패에 인사를 올리기 위해 산사에 방문한다. 과거에 있었던 짧은 회상을 마치고, 산사에서 내려온 그녀는 어머니가 생전에 운영하였던 여관에서 숙박을 하게 된다. 오랜만에 만난 옛 친구 선숙과 이야기도 나누며, 주변에서 들려오는 극단 단원들의 떠드는 소리에 예전 일들을 생각하며 잠이 든다. 아침에 일어난 주인공은 다시 버스를 타고 기차역으로 향해 가면서 소설은 끝이 난다.
3. 비평 및 해석
이 책의 분량은 상대적으로 매우 짧은 축에 속한다. 짧은 분량에 직관적이며 일상적인 주제의 줄거리는 흡사 독립영화 한 편을 감상한 기분을 들게 한다. 하지만, 책의 세부적인 내용을 이해하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었다. 책에서 사용된 단어들의 수준 및 문체와 표현력은 작가가 얼마나 우수한 역량을 지녔는 가를 쉽게 가늠할 수 있었다. 단순히 어려운 단어들의 배열이 아닌, 적재적소에 그 상황을 표현하는데 필요한 문장을 구사함으로써 이해하는 과정은 힘들지만 이해를 하면 그 장면에 훨씬 더 몰입감 있게 다가갈 수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주인공이 도착한 시골 고향에서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을 지네에 비유하여 표현한 점이다. 마을 구석구석 오가는 모습을 위에서 바라보았을 때 지네가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지는 장면을 그런 식으로 묘사한 작가의 표현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책을 읽다 보면 내용에 불교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와 있음을 심심찮게 느낄 수 있다. 공허스님과 김삿갓이 나눈 월백설백천지백(月白雪白天地白), 산심야심객수심(山深夜深客愁深)에 대한 내용이라던가, 이승에서의 행동은 저승에서도 이어진다는 주인공의 생각이라던가, 삶을 반복하는 윤회(輪廻) 사상에 대한 문구도 언급이 되어 있었다. 또한, 주인공이 고향에 와서 처음 방문한 곳도 산사라는 점에서 이런 요소들은 작가의 의도로 추가되었음을 알 수 있다.
책이 결말 부분으로 다가올수록 한 번 읽은 것만 으로는 다소 이해가 어려운 부분들이 종종 있었다. 잘못 해석한 부분일 수도 있으나, 작 중 그 남자로만 언급되는 주인공의 남자친구는 아버지가 같은 이복남매라는 설정이 갑자기 등장한다. 줄거리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주인공뿐만 아니라 그 남자의 이름도 전혀 언급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오해한 것일 수도 있겠으나, 명확한 이해가 어렵다는 점에서 작가가 반전 요소로 넣어둔 것인지도 판단하기가 어려웠다. 이런 부분들은 내가 독자로서의 역량이 부족해서 생긴 부분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나중에 재독 할 기회가 온다면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4. 총 평
평가 항목 | 점수 | |||||||||
1. 주제의 독창성 | ||||||||||
2. 논리 전개 방식 | ||||||||||
3. 문체와 표현력 | ||||||||||
4. 정보들의 깊이 | ||||||||||
5. 정서적 울림 | ||||||||||
6. 장면 상상 유도력 | ||||||||||
7. 내용의 흡입력 | ||||||||||
8. 구조적 완결성 | ||||||||||
9. 재독 가능성 | ||||||||||
10. 문학적 가치 | ||||||||||
평균 점수 : 5.9점 / 10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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